아버지의 유일한 외출은 치매지원센터에 가는 일이다. 교회에서 열리는 노인학교에나 예배하러 가고 싶어도 계단이라서 예배하러 갈 수가 없다. 매일 집에만 계시다가 치매지원센터에 가시는 일은 즐거운 일 중의 하나다.

아버지의 외출은 장애인콜택시를 부르는 일부터 시작된다, 장애인 콜택시 뒷칸에, 휠체어에 앉은 채로 즐거운 외출을 하신다.

치매지원센타에서는 인지프로그램과 음악교실, 미술교실에 참여하셨다. 가끔 가족모임에도 들어오신다. 아니 내 옆에, 휠체어에 앉아 계신 것뿐이다.

아버지가 지원센터에서 교육받으며 말씀하신 적은 없다. 워낙 말수가 적으신 편이고 소극적인 자세라서 그런가보다. 그러나 집에 돌아와서는 나의 질문에 대답하신다.

지원센터에서 만든 작품을 집에 가져와 묻는다.

“이거 누가 만들었어요?”

“내가~!”

어김없이 당신이 만든 작품이라고 하신다.

사실은 아버지 대신 거의 내가 만든다.

나는 중간에 아버지의 의견을 묻는다.

색깔을 선택하게 한다든지, 아버지의 의견을 물으며 참여하게 한다.

아버지는 나름대로 자신이 참여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계신 것이었다.

선생님께 집에서 있었던 소소한 상황과 아버지의 반응을 말씀드린다.

그러면 선생님은 놀라신다,

“그래요?”

아버지가 집에서 그렇게 표현하며 말씀하신다는 사실에 대해 선생님은 그저 놀랄 뿐이시다.

인지치료 선생님은 어르신 개개인의 정도에 따라 프로그램을 달리 적용하신다. 그러니까 인지수준에 맞는 교육을 하시는 것이다.